'작은 집 이야기' 그리고 우리집
버지니아 리 버튼 - 작은 집 이야기
아이에게 보여줄 책을 고르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어릴때에는 엄마가 직접 읽어주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가 어떤 책을 읽는지 알지만
이제 초등학생이 되고보니 아이가 읽는 책의 종류나 양은 많아지고
또 상대적으로 나는 더 시간이 부족하니 아이가 읽는 책을 정작 엄마인 나는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책을 구입할 때에도 직접 서점에 가서 고르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소문(?)에 의지해 고르게 되고
이제 정기적인 대여서비스를 이용하니 더욱 내용을 모르고 지나치기가 쉽다.
물론 아이가 하는 모든 생활을 내가 직접 체험하고 걸러주는 작업을 언제까지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대충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없는 시간을 쪼개서 아이의 책을 읽고 있다.
'작은집 이야기' 이 책은 오히려 어른이 읽어야 할 그림동화가 아닌가 싶다.
평화로운 시골의 작은집. 세상이 급격히 산업화되어 가면서 작은집을 둘러 싼 모든 것이 변해가는 모습.
밝고 화사한 그림들은 점점 칙칙하고 답답한 회색으로 변해간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평소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모습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답답하고 슬픈 현대의 도시 생활을 본다.
오늘 아침에도 해뜨기 전 아주 먼 산의 윤곽과 그 앞으로 펼쳐진 꽉 막힌 아파트 숲과 빌딩들 위로
검게 내려앉은 매연섞인 공기 돔을 배경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다.
'작은집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야기 속의 작은집처럼 다시 먼 시골로 이사가서 살 수 없을까
생각을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금새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