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uritani (청교도) Bellini
벨리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오페라. 청교도.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그냥 CD로 듣고 있어도 한번에 그 아름다운 선율에 반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내용을 알수록 갸우뚱하게 될지도.
이 오페라는 스토리가 정말 황당하다. 결혼식에 등장한 신랑이 멋지게 'A te, o cara, amor talora' 하고 불러 놓고는, 스튜어트가의 왕비를 구해주려고 도망을 치고, 모든 사람들이 미쳐버린 신부가 불쌍해 어쩔줄 몰라하더니, 다시 돌아온 신랑 아르투로는 잡혀서 사형에 직면하게 되고, 모두 슬퍼하는 가운데 'Credeasi Misera'를 부르더니 갑자기 사면령이 내리고 짜잔 끝.
그런데 노래가 너무 좋다는 것. 특히나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가 부르는 A te, o cara 는 최고다. 엘비라의 노래나 연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나머지 세 남자 테너, 바리톤, 베이스의 든든한 뒷받침이 없이는 곤란하다. 엘비라는 광란의 장면도 있고, 비교적 난해한 캐릭터이지만 세 남자의 노래는 모두 아름답다고 밖에 말 할수 없을것 같다.
청교도는 정규 발매된 CD나 DVD가 별로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칼라스,디스테파노 음반만 계속 듣는데, 최근 네트렙코의 DVD를 샀다.
플로레즈의 DVD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은 소식이 없네. 게다가 2009~2010 스케줄을 봐도 청교도 공연은 몇번 안된다. 뭐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플로레즈 DVD도 나오겠지.
플로레즈의 Bel Canto Spectacular에서 'Fini.. me lassa' 를 네트렙코랑 듀엣으로 불렀는데, 솔직히 플로레즈는 너무 맑고 투명한 목소리인데 네트렙코는 좀 두껍고 탁한 목소리라 실제 무대에서 어울릴지 모르겠다. 네트렙코 목소리는 점점 묵직해져가는것 같다.
볼로냐 실황의 엘비라 Nino Machaidze 는 잘 어울리고 노래도 잘 하던데...
주말동안 네트렙코의 청교도를 몇번 보았다. 예전 '라트라비아타' DVD에서 조금은 실망했던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멋진 엘비라였다. 목소리가 너무 굵어져서 가끔 메조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드는것만 빼면 연기도 더 자연스럽고 노래도 부드럽게 잘 불렀다.
아르투로역의 테너 에릭 커틀러는 비주얼은 멋진데 목소리나 노래는 그냥 보통이다. 특히, 'A te, o cara'는 감미로운 느낌을 살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시원하고 남자답게 생긴 외모와 듬직한 체구로 예전에비해 그리 날씬하지 않은 네트렙코를 아주 가뿐히 몇번이나 번쩍 안아 올려주는 모습은 작은 즐거움이었다. 아마도 플로레즈였다면 그렇게 달려드는 네트렙코에 깔려버렸을지도 으하하^^
아쉬운대로 웹에 올라온 플로레즈의 'A te, o cara'를 아침부터 계속 듣고 있다.
[청교도 2009 볼로냐 실황]
니노 마차이데,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 일데브란도 다르칸젤로,
이 실황이 초반에는 DVD발매소식이 곧 있을것처럼 보이더니 잠잠해졌다. 오늘 다시 유튜브를 보니 그간 안보이던 동영상과 음악이 몇개 올라왔는데, 특히 다르칸젤로의 Cinta di fiori 를 들을 수 있었는데, 엘비라 삼촌하기엔 너무 잘생기고 키도 크고^^ 목소리 죽이고. 정말 멋진 목소리이긴 한데 내 맘에 꼭 드는 Cinta di fiori 는 아니다. 1%부족.
이 공연 반드시 DVD 나와야한다고 봐. 모든 배역이 다 잘한다.
(2009.09.28) 볼로냐 실황을 TV나 라디오로 중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이쁜 블로거에게서 이 음원을 구했다. 잡음이 많아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 호흡의 실수나 좀 아닌부분도 있지만 그냥 무조건 즐겁게 들을거다. 랄라~~
[음반 혹은 스트리밍]
1. 칼라스 디스테파노 53년 세라핀 EMI 녹음.
2. 서덜랜드 듀발 63년 보닝 녹음.(듀발 마구 질러댄다.짜릿. 서덜랜드 소름돛게 잘함.)
3. 서덜랜드 파바로티 73년 보닝 녹음. (아직 없어. 이 비싼걸 샀는데 본전 생각. 63년 보닝반이 훨 좋음.)
4. 실즈 게다 73년 루델. (주문했다가 품절로 실패. 잘된일. 들어보니 게다의 아르투로 못들어주겠음.)
5. 그루베로바 91년 실황 (도대체 어디서 구할 수 있지? 오호 메트 플레이어 오디오에 있네.)
6. 카바예 크라우스 79년 무티 (후순위 크라우스땜시)
7. 서덜랜드 파바로티 76년 메트 실황 오디오.
8. 마차이제 플로레즈 2009 볼로냐 실황.(노래 좋아. 연출이 좀 엉성한게 흠.)
9. 그루베로바 DVD.(과연 이걸 살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