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CD·DVD 리뷰

라 보엠 - 스트라타스, 카레라스

알리스슈바 2009. 12. 15. 11:26

  테레사 스트라타스. 호세 카레라스. 레나타 스코토. 레바인 지휘. 1982.

 

메트 100주년 갈라 DVD와 함께 결국 이 DVD도 사고 말았다. 이미 카레라스와 리치아렐리의 라보엠 CD도 좀 낡은 중고로 구입을 했는데.

 

노래만 놓고 보면 너무 가녀린 스트라타스는 의외로 미미를 잘 부르는 것 같은데, 카레라스의 노래가 좀 힘들어보이기도 하지만 영상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연출과 모든 배역들의 자연스런 연기로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너무 병자같은 분장이 좀 과장되어 보이는 면도 있었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깜찍하기까지 한 미미의 모습을 잘 표현한 스트라타스. 정말 조그맣고 가녀린 모습의 그녀. 하지만 노래에서 힘이 부족한 느낌은 전혀 없다. 그 가녀린 몸에서 기대 이상의 소리가 나와주어서 그런걸까.

 

다락방 친구들과의 장난스런 장면들에서 다른 오페라 영상에서 보기 힘들었던 카레라스의 밝고 천진한 웃음과 가벼운 연기를 잠깐씩 볼 수 있는 것도 내게는 큰 즐거움. 다른 DVD에서 보았던 조금은 어색한 느낌의 카레라스의 무대 연기 모습을 여기서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역시 연출가의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출이 무대 위의 연기자의 능력과 결합해야지만 멋진 무대가 펼쳐지는 것인가보다.

 

스코토의 무제타도 볼 만하다. 2막에서 아주 표독스러우면서도 거침없고,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 살짝 너무 내지르는 것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암튼 무제타와 마르첼로의 티격태격 사랑도 정말 사랑스럽고 재미있다.

 

공연 연도에 비해 영상이 상당히 깨끗한 것도 맘에 든다. 가지고 있는 다른 DVD 중에 더 최근 것도 이보다 못한 영상도 많은데.

 

무엇보다 카레라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73년 일본 실황 라트라비아타를 구하면 더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