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클래식

DG 111주년 기념 박스 세트

알리스슈바 2009. 12. 21. 17:42

  DG 111주년 기념 박스 세트 55CD.

 

오페라만 좀 들을 뿐 다른 클래식 음악엔 특별히 취미가 없어서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았는데, 결국 주문하고 말았다. 

 

올초 아무 생각없이 DHM 50주년 세트를 주문해서 받아보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클래식이라고는 비발디 사계 밖에 모르면서 서양 고음악만 가득한 세트를 뭔지도 모르고 주문을 하다니. 정말 어이없음. 한 두장 들어보다 모셔뒀다가 몇달 후에 중고로 처분을 해버렸다.

그러고는 지금 또 이렇게 모험적인 주문을 하게 된 것은 지난주에 주문한 분덜리히의 시인의 사랑 때문이다. 지난주 추운 바깥 날씨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의 노래를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서 들으면서 지냈는데, 들을 수록 맘에 들어 결국 음반을 주문했다.

그런데, 오늘 자세히 보니 그 음반이 이 박스 세트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슈만의 다른 가곡들에 대해 찾다가 어느 음반이 DHM 50주년 박스에 들어있다는 글을 읽고는 결국 그 박스를 중고 처분한 것을 후회하고 말았다.  조금만 더 두고 볼 것을...

 

사실 조금씩 오페라 외의 다른 클래식 음악에도 조금씩 관심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카라얀의 베토벤 9번 실황 DVD를 최근 다시 보면서 안개처럼 내 맘속에 피어오르는 감동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어쨌든 결정적인 이유는 프리츠 분덜리히의 음반이다.

 

이 박스가 도착하면 집에 있는 출처 불명의 클래식 10장짜리 세트를 치워버려야지.

 

(2009.12.23)

오래되어 저작인접권이 만료된 음악을 인터넷방송으로 서비스 해주는 동호회에서 지금껏 오페라가 아니면 한번 들으려고 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최근 어찌된 것인지 자꾸 손이 간다. 오페라가 워낙 뜸 하게 올라오는 때문도 있고.

며칠 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2번 교향곡을 들었는데, 전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곡들을 좋게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역시 쉽게 다가오는 따뜻함이 있다. 베토벤의 피협1번도 좋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말러 2번이다. 온종일 듣게되는 묘한 중독성이 있네.

DG 111세트에 말러 5번이 포함되어 있어 반갑다. 5번도 말러 중에는 비교적 듣기 쉽다니 한번 시도해 봐야지.

 

(2010.01.06)

어서 빨리 2010에 익숙해져야 할텐데. 0이 날짜에 많이 들어가니 헷갈려..

55장이나 되니 하나씩 음원 추출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 저녁 몇시간을 들였는데도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정리했다. 새로 산 아이폰에 적응하느라 아이튠즈 스타일로 음원 정리하는데, 이게 첨에는 좀 짜증나더니 꽤 괜찮은 면도 있다. 휴대폰과 mp3 둘 다 들고다니기 좀 불편했는데 이제 좀 아쉬워도 아이폰에 적응해야겠다. 사실 동영상 품질은 좀 성질나지만 스구보다 화면 쬐금 큰 것으로 만족해야지.

엇그제 눈 올때 서울 있었으면 분덜리히의 음반 들으면 죽였을텐데. 애들 뒤치닥거리 하느라 음악은 커녕....

 

(2010.02.06)

아직도 몇장은 mp3p에 넣지 못했지만, 요즘 하나씩 듣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다른사람들이 하도 좋은 구성의 박스라 하니까 클래식 맛보기용으로 장만을 했지만, 역시 하나 하나 들을 때마다 즐겁다. 너무 유명한 레퍼토리들이 많아 좀 익숙해지고나면 좀 질리지 않을지 살짝 걱정도 되지만, 입문용으로는 친숙해서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