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뮤지컬

뮤지컬 - 오페라의 유령

알리스슈바 2010. 3. 6. 22:55

처음으로 뮤지컬을 보았다. 다시 또 뮤지컬을 볼 일이 있을까 싶어서 그냥 여기에 몇자 끄적여 보련다.

 

<오페라의 유령>은 소설로 처음 읽었고,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게 묘사된 소설의 매력에 푹 빠져서 자연스레 동명의 뮤지컬과 영화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영화판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는 오페라에 버금가는 음악과 노래에 상당히 매료되었다. 마침 2009년 국내에서 수년만에 다시 이 뮤지컬이 공연된다고 해서 기다렸다. 딸아이와 함께 보자 약속을 했는데, 티켓 가격이 조금 싼 겨울 시즌을 기다리다 신플때문에 또 미루고, 결국 오늘에야 공연을 보았다.

 

내 공연 관람 경험이 얼마되지 않는데다 그것도 모두 오페라 관람 뿐이어서 바로 눈앞의 배우의 멋진 목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듣는것이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무대앞쪽에 오페라 극장의 오케스트라 피트처럼 연주 공간이 있었는데, 오케스트라 피트의 1/4정도 되어 보이는 공간에 악기들은 주로 전자키보드들과 몇몇 악기들이 있었다. 실제 연주를 하고 지휘자가 있는 줄은 몰랐다.

 

이 공연이 있는 샤롯데극장은 2층은 올라가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의자도 불편하고 앞사람때문에 상당히 공연관람이 방해되는 자리 구조였다. 반면 무대위 장치들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전환되고, 잘 만들어져 있다. 언젠가 한번 오페라를 볼때 장면 전환을 위해 중간에 5분씩이나 드르륵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려야하던 생각을하면... ㅠ.ㅠ... 물론 예산이 문제겠지만...

 

모두들 생각 이상으로 노래들을 잘 하지만 성악 발성이 아니니 조금은 이상하기도 하고, 한편 신선하고 좋기도 하고.. 하지만 라이브 공연을 스피커소리로 들어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

 

오늘 공연의 메인 출연자들. 팬텀 양준모의 실물을 무대위에서 볼 수 없는것이 조금 아쉽다. 힘있고 굵직한 목소리에 관객 흡인력도 대단하고 노래도 잘한다. 크리스틴 최현주. 노래도 잘하고 외모도 잘 어울린다. 노래 혹은 목소리 스타일이 살짝 가식적인 이쁜 느낌이란 것이 나만의 아쉬움. 라울 정상윤. 이분은 조금씩 아쉽다. 특히 무대에서 존재감이 적다. 다른 보조출연자에 묻혀버리는 연기와 목소리.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딸은 오페라보다 이게 더 재미있다고 한다. 사실 절대비교를 하긴 힘든다. 세종문화회관 3층에서 그것도 10살짜리가 이해하기 힘든 <나비부인> 공연과 1층 가운데에서 보는 <오페라의 유령> 아닌가. 하지만 뮤지컬이 아이에겐 더 재미있는 장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내겐 그저 한번의 체험으로 족하다 싶은 정도. 역시 내겐 오페라~랄~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