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CD·DVD 리뷰

바그너 로엔그린 - 카우프만 2009 뮌헨

알리스슈바 2012. 4. 12. 21:49

Lohengrin : Jonas Kaufmann

Elsa : Anja Harteros

Friedrich von Telramund : Wolfgang Koch

Ortrud : Michaela Schuster

Heinrich : Christof Fischesser

Heerrufer(Herald) : Evgeny Nikitin

 

Bayerisches Staatsorchester conducted by Kent Nagano.

Filmed at the Nationaltheater, Munich, July 2009.

 

첫 시도하는 로엔그린인데 연출이 난해해서 멋모르고 그냥 봤다. 요나스 카우프만이 나오니까? 아니, 그냥 손에 집히는대로..

 

원래 줄거리는..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이 백조를 타고 와서 엘자란 아가씨를 곤경에서 구해주는데, 자기가 누군지 묻지말라는 조건을 걸고 그녀와 결혼한다. 오르트루트라는 나쁜 여자의 꼬임에 빠져 결국 남편에게 누구냐고 정체를 묻게 되고, 로엔그린은 그녀를 떠나 되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신화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데, 이번 연출은 매우 현대적이고 이상 야릇하다. 전체 스토리가 엘자의 집짓기와 함께 진행되는데, 주인공들을 제외한 나머지 군중들이 모두 전시에 동원된 사람들처럼 단순하고 제한된 의상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는 내내 마음을 콱 막히게 한다.

로엔그린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과정에서도 단순히 그의 정체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의 출신지와 혈통이 고귀한 것인지를 묻는데(한글번역상), 그 또한 참 공감하기 힘든 점이다.

 

연출의 의미를 무시하고, 스토리의 의미를 가볍게 지나치면서 보고 들으면, 음악적으로 풍성한 느낌이 든다. 처음 듣는 것이지만 모든 출연진들이 노래도 무척 잘 하는것 같다. 후줄근한 추리닝차림에도 카우프만의 존재감은 빛난다.

 

독일어의 딕션이 딱딱한 만큼이나 독일인의 오페라는 그 내용도 참 딱딱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