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유일한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독일 작가 E.T.A.호프만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프롤로그와 세 이야기, 그리고 에필로그까지 5부분으로 이루어진 이 오페라는 극의 구성이 재미있어서 예습(?)없이 그냥 한번 봐도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술 취한 호프만이 자신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고, 중간의 세 부분은 인형 올렝피아, 몸이 약해 결국 죽고마는 안토니아, 그리고 고급 창녀 줄리에타 이렇게 세 여자와의 이야기가 각각 펼쳐진다.
메트의 09~10 시즌 오페라 홍보를 통해 <호프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안나 네트렙코가 세 여주인공을 모두 맡고, 롤란도 비야손이 호프만을, 그리고 르네 파페가 네명의 악당을 모두 소화하기로 해서 아주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비야손과 파페는 안나오고 네트렙코도 안토니아만 부른다나. 뭐 좀 김 새긴 했는데, 한번 생긴 관심이라, 이 기회에 영상물을 하나 봤더니 의외로 무지 재미있다. 최근 조금씩 선입견이 사라지고 좋아지고 있는 도밍고의 젊은날 살짝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다.
플라시도 도밍고, 일레나 코르투바스, 아그네스 발차, 루치아나 세라, 조르주 프레트르 지휘. 1981. 코벤트가든
한번 본 상태에서 노래만 두고 보면 도밍고보다 오히려 세 여자가 더 눈길을 끈다. 발차는 자주 듣던 목소리라 그런지 좀 젊고 이쁘다는 것 말고는 모르겠는데, 올렝피아역의 루치아나 세라와 안토니아역의 코르투바스가 정말 멋지다. 조수미가 올렝피아역을 잘 하는 것으로 아는데, 과연 어떻게 할까 무척 궁금해진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영상물로 브린 터펠이 네 악당을 모두 연기하고 닐 쉬코프가 호프만으로 나오는 것이 있다.
닐 쉬코프, 데지레 랑카토레, 루스 앤 스웬슨, 베아트리스 우리아-몽종, 수잔 멘처, 브린 터펠, 2002년.
이 영상이 로버트 카슨 연출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흥미를 끈다.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노래는 아마도 베니스 장면의 일명 '뱃노래' 'Belle nuit, o nuit d'amour' 이다.
위의 도밍고 영상에서는 이 노래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 유튜브의 여러 뱃노래 중 안네 소피 폰 오터의 노래로 들으니 정말 멋지다. 여름날 해질녘에 강가에 앉아 들으면 정말 좋겠다.
Belle nuit, ô nuit d'amour, 아름다운 밤, 오 사랑스러운 밤이
Souris a nos ivresses! 우리의 황홀경에 미소를 보내는구나.
Nuit plus douce que le jour, 낮보다 더 달콤한 밤,
ô belle nuit d'amour! 오 아름다운 사랑의 밤.
Le temps fuit et sans retour 시간은 아주 먼 곳으로 우리의 사랑을 날려보내지,
Emporte nos tendresses,
Loin de cet heureux sejour 결코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Le temps fuit sans retour. 시간은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날아가버리네.
Zephyrs embrases, 따사로운 산들바람이
Versez-nous vos caresses,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전해주네.
Zephyrs embrases, 따뜻한 산들바람이
Donnez-nous vos baisers! 당신의 입맞춤을 알게해주네.
Ah!
Belle nuit, ô nuit d'amour 오!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
(2010.02.25)
메트 2010시즌의 HD Live 호프만이야기를 코엑스에서 보았는데, 계속 여운이 남아 또 보고싶은 마음 간절하다. 09~10시즌의 메트 영상을 지난 겨울 2개의 과거 작품을 시작으로 계속 매월 하나씩 보여주고 있는데, 이제와서 모두 다 찾아보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된다. 워낙 대형화면에 좋은 화질로, 그것도 코엑스에서도 좋은 상영관에서 보니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암튼, 투란도트와 호프만의 이야기 모두 너무 흡족하게 보았고, 한달 내내 또 보고싶어 힘들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져서 또 힘든다.^^
연출이 상당히 맘에 들고, 뮤즈역의 케이트 린제이가 이쁘고 노래도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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