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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 할레드 호세이니

알리스슈바 2011. 4. 8. 13:04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딸아이의 관심이 컸다. 자기 스스로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읽고나서 그 책에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하며 아는척을 한다.

밤늦게 책을 다 읽고 다음날 아침 학교갈 준비를 하는 아이에게 간밤에 다 읽었다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했더니, 하는 말 "책을 읽게 된 것이 너무 행복하고, 책 읽는 동안 행복하고, 그랬어?"

"응. 정말 그래. 세상 많고 많은 책들 중에 이 책을 내가 읽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 

그 짧은 대화를 통해 난 녀석이 가끔 좋은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더 행복했다~

 

정말 그랬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잔잔하게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 솟아 나는 느낌이었다.

 

아미르가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그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입으로 전해주는 그 주변의 인물들이 참 실감나게 잘 그려져 있다. 알리와 하산의 바다같은 사랑과 헌신. 엄청난 인종 차별과 신체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존엄성이 빛나는 사람들이다. 뛰어난 사업 수완 이상으로 멋진 남자였던 바바. 어린시절의 이야기보다 약간 긴장감이 덜한 미국에서의 이민자 생활도 여전히 그 따뜻한 느낌은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날 라힘 칸으로부터 받게 되는 한통의 전화. 하산의 아들 소랍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서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스스로 고통받아 왔던 자신의 과거의 죄책감 뿐 아니라 아버지 바바의 죄책감까지 모두 떳떳이 인정하고 이를 딛고 일어서게 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그 모든 상황이 주는 고통과 이야기속 모든 이들의 고통이 하나로 뭉쳐져 있는 소랍의 모습,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소랍에게서 연날리기를 통해 보게 된 희미한 미소 속에서 희망을 본 아미르가 줄 끊어진 연을 쫓아 달려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자신의 아버지 하산을 너무도 닮은 사랑스런 아이 소랍. 소랍의 자살 시도와 이후 마음을 닫아버린 모습은 바로 아프가니스탄의 오늘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 전편을 흐르는 따스한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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