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오페라 공연

서울시향의 라트라비아타

알리스슈바 2009. 6. 23. 13:06

6월 19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라트라비아타 공연이 있었다.

콘서트형식으로 무대 없이 가수들이 간단한 연기를 하며 노래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관현악 연주회처럼 무대위에서 연주하는 방식이었다. 오페라를 이런 형식으로 공연하는 경우도 있는지 몰랐는데 상당히 흥미롭고 나름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이미 공연을 오페라로 보았고 익숙한 사람들은 빠른 전개와 풍부한 선율을 만끽할 수 있고,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그냥 연주회같은 편안한 형식에 쉽게 즐길 수 있을것 같아 콘서트 형식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콘서트형식이라 다행히 표값이 비싸지 않아서 1층에서 보았다. 1층이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오케스트라가 무대위에 있으니 더욱 음악이 생생하고 풍부하게 들려서 좋고, 라 트라비아타는 DVD로도 여러번 보고, CD로도 많이 들어서 음악에 익숙하니 더 즐기기 좋았다. 오페라를 1층에서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

 

마리나 포플라프스카야(소프라노) Marina Poplavskaya, soprano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바로 이사람. 정명훈의 압도적인 오케스트라를 무색케하는 대단한 성량과 집중력있는 노래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모르긴해도 몇년안에 세계를 제패할 소프라노가 되지 않을까. 실제 오페라가 아닌 콘서트형식이라 그녀의 연기력을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도 아름답고 카리스마를 뿜는 노래연기도 대단하고, 무엇보다 그 엄청난 성량에 놀랐다.

 

안타깝게도 이 공연의 옥에티는 알프레도역의 테너였다. 소프라노의 넘치는 성량에 비해 테너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들리지가 않았다. 연기도 혼자 어색하고 다른 가수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조금 커지면 아예 소리가 묻혀버려서 안타까울지경이었다.

 

테너만 제외하면 조르주 제르몽역의 바리톤도 무난했고, 전체적으로 멋진 공연이었다. 몇번의 오페라 공연에서 들었던 오케스트라 연주와 확연히 차이가 느껴지는 완성도 있는 서울시향의 연주도 정말 멋있었고, 합창단의 공연도 하나의 레퍼런스라 할 만큼 안정적인 노래를 들려주었다.

 

다음에 이런 콘서트형식의 공연이 있으면 꼭 다시 찾아봐야겠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