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에서 베르디 <운명의 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바리톤 고성현이 출연한다는데 봐야하지 않겠나. 조기예매하면 40%나 할인.
그러나, 아직 이 오페라는 전곡을 다 듣지도, DVD 한번 본적도 없다는 것.
아직 공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공연을 즐길 준비를 해야겠다^^
(2009.09.11)
최근 빠져있는 다른 오페라도 몇개 있고, 이어폰때문에 귀도 좀 아프고해서 새로운 오페라에 관심가질 여력이 없었는데, 고성현의 <운명의힘>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예습중이다.
일단 가지고 있는 칼라스반을 듣다가 별 매력을 못느껴, 레온타인 프라이스의 1984년 공연 DVD를 샀다. 은퇴전 마지막 공연이니 레오노라에 별 기대는 없었지만 이 DVD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고 젊은 레오 누치도 나오니 큰 고민없이 구입. 이 오페라 자체를 잘 모르는데다 프라이스의 젊은 목소리도 별로 들어본적 없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시간이 없어 중간까지밖에 못봤음.
이 오페라의 서곡이 너무도 유명하여 몇가지 버전의 서곡만 여러번 듣게되었고, 무엇보다 칼라스반에서 돈 알바로와 돈 카를로가 좀 신통찮은것 같아서 진도가 안나갔다.
그러다, 호세 카레라스가 1978년 카바예,카푸칠리와 공연한 실황 동영상을 보고 이 오페라에 확~ 빠져버렸다. 암튼 난 웬만해선 카레라스를 벗어날 수가 없다. 주요 장면의 아리아나 중창만 올려놓은 음질,화질 좀 열악한 동영상이었지만 카레라스의 돈 알바로를 들으니 이 오페라의 매력이 느껴졌다. 3막과 4막에서 돈 알바로의 노래는 너무 멋지다. 오케스트라 선율도 풍부하고.
카레라스 덕분에 오페라 자체의 매력을 한번 맛보고나니 칼라스반도 재미있게 들린다.
이제 유명한 델 모나코의 알바로를 들어볼 차례다. 파바로티가 아무리 노래를 시원시원 잘 불러도 내게는 별 감동이 없듯이 델 모나코도 내스타일은 아니지만 일단 한번 들어봐야지.
저녁에 드디어 프라이스DVD를 전편 모두 보았다. DVD가 두개로 나뉘어 있어 좀 거슬렸는데 이 공연이 전체 3시간정도 되는것 같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중간 중간에 합창이나 프레치오실라, 멜리토네 등이 등장하는 부분을 주역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적절히 배치를 했다고도 하는데, 인터넷에서 구한 리브레토와 이 DVD의 줄거리 배치가 좀 달랐다.
결투를 하자는 돈 카를로와 화해하자는 돈 알바로의 장면이 프레치오실라의 전쟁찬가(?) 부분보다 뒤에 배치되었다. 전체 줄거리상 두 부분은 바뀌어도 별 상관없어서 두 남자를 잠깐 쉬게하도록 이런 배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런데 이 오페라에서 프레치오실라의 역할이 대체 무언지 좀 이해가 안된다. 전체 전개와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게다가 상당히 긴 시간을 차지하니 좀 분위기를 흐트리는 면도 있다.
이 DVD를 다 보고나서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힘든다. 주세페 자코미니라는 이름을 들어보긴 했으나 이 DVD에서 처음 본 테너인데, 정말 내 짧은 형용사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주었다. 그리 호감가지도 않고 밋밋하게 생긴 얼굴에 목소리도 크게 특징있는 느낌은 아닌데, 노래와 연기 모든 부분에서 활활 타오른다고 해야할까. 레오 누치도 레온타인 프라이스도 이 공연에선 그저 조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잘한다. 처음 보는 DVD에서 남자 주인공의 절규에 가슴이 먹먹해 주르륵 눈물이 흐른건 순전 자코미니 때문이다.
은퇴기라 하지만 레온타인 프라이스는 카리스마 있고 멋지게 불렀고, 레오 누치와 주세페 자코미니는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감탄 그자체. 멜리토네와 과르디아노역의 Enrico Fissore, Bonaldo Giaiotti 도 참 잘 부른다.
제임스 레바인은 <운명의 힘> 을 음반 녹음으로도 멋지게 남겨둔 모양이다. 이 DVD에서도 멋진 오케스트라를 느낄 수 있다.
1976년 레온타인 프라이스, 플라시도 도밍고와 녹음한 레바인CD도 꼭 들어보고싶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 오페라에 푹 빠질것 같다는 것이다.
테발디와 델 모나코의 <운명의 힘>을 들었다. 예상대로 예쁘게 노래하는 테발디, 처절한 운명의 힘을 느끼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잘한다. 문제의 델 모나코씨,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마구 질러대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처음 들은 지금으로선 그저 잘하는구나 싶다. 여러번 들어보면 또 맛이 달리 느껴지겠지.
(나중 기억이 가물거릴때를 대비해 포스터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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