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소설일까/오페라 공연

투란도트 - 나폴리 산카를로 국립극장 초청 공연

알리스슈바 2009. 10. 19. 14:52

2009년 10월 15일(목) 저녁8시.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투란도트. 나폴리 산카를로 국립극장 초청 공연.

투란도트 - 루치아 마차리아( 크리스티나 피페르노 둘 중 누구지? )

류 -        (국내)

칼라프 - 니콜라 마르티누치.

티무르 - 안드라스 팔레르디 ( http://www.palerdi.info/ )

합창 -  인천 오페라 합창단(?). 솔오페라단.

오케스트라 -            (국내)

지휘 : 마르첼로 모타델리.

연출 : 안토니오 데 루치아.

 

공연 전체적인 느낌은 합격. 푸치니가 이 오페라를 미완으로 남겼음에도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자주 공연되는 이유를 알겠다. 특히, 풍부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합창의 조화가 멋진 화음을 만들어낸다. 수십번을 반복해서 결정적인 스튜디오 녹음을 한 좋은 음반들이 있지만, 온몸을 휘감는 현장의 이 감동을 어찌 따르겠나.

 

지난번 예술의 전당 3층인지 4층인지 한가운데줄 맨앞자리를 택했다가 난간 돌출부 때문에 좀 불편했던점을 생각해서 이번엔 난간 돌출부를 살짝 비켜난 자리를 택했는데 특히나 오케스트라핏을 들여다보기 너무 좋았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와 무대위 합창단을 생동감있게 지휘하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었다. 물론 소리의 조화도 훌륭했다. 가끔 함창이 템포를 살짝 놓치는듯한 순간도 있었지만 나름 훌륭한 소리의 잔치였다. 따라서 흥얼거리고 싶은 충동을 속으로 누르고 있느라 혼났지.. 딱 하나, 종류를 잘 모르겠지만 분위기 잡아야할 관악기 하나가 제대로 조율도 안되었는지 찢어지는 소리를 혼자서 내지르던 부분은 좀 참기 힘들었다.

 

이 공연에서 나만의 시상을 하자면 1등 주인공은 지휘자이다. 지휘자 덕분에 전체 공연이 살았다는 느낌.

그리고, 2등은 티무르역의 안드라스 팔레르디. 아래 포스터에 이름이 그렇게 나와있는데, 그날 마지막 자막에 올라온 이름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노래도 무난했지만 목소리가 너무 멋졌다. 진짜 뿅가는 베이스. 탄력있고 매끈하면서도 안정적인 저음이 매력적이었다. 속으로 저런 목소리로 청교도의 조르주(엘비라 삼촌) 부르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개인적으로 2막 2장 투란도트의 등장 후 In questa Reggia 부터 수수께기 풀기까지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소리 지르기(^^) 부분을 좋아하는데 칼라프의 박력이 살짝 미흡했지만 투란도트는 맘에 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인 1막 후반부 Signore, Ascolta 와 Non piangere, Liu 부분은 실망. 류는 목소리가 불안불안했고, 칼라프도 별로라...

 

니콜라 마르티누치의 올해 나이를 안다면 그의 젊은날의 칼라프가 얼마나 대단했을까 짐작은 되지만, 나이를 속일 수는 없으니 짧은 호흡에 힘딸리는 발성에 내가 다 한숨이 나올지경에다가 아리아 부분에서는 자기 맘대로 음표를 늘렸다 줄였다하는데 그걸 잘 받아주는 지휘자가 대단하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뭐 암튼 따지자면 조금씩 아쉬운부분 있지만 공연을 보는동안도 본 후에도 너무너무 즐거운 기분. 지휘자님 브라보~

 

(나중되면 생각이 잘 안나서 아래 공연포스터 복사해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