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에서 공연한 2007년 안나 네트렙코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았다. 이미 40대후반인 알라냐지만 여전히 감미롭고 귀여운 로미오~ 하지만, 여기 알라냐를 진짜 유명하게 만든 1994년 런던 공연 실황이 있다.
로베르토 알라냐. 레온티나 바두바. 1994년 런던 로얄 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
알라냐의 목소리나 노래에 지금보다 훨씬 더 젊은 열정이 가득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초절정 이쁜 얼굴은 마냥 행복하게 만든다 ^^
90년대 다른 오페라 실황에서 느낄 수 없던 리얼한 연기와 젊음 가득한 알라냐와 바두바의 외모가 이 아름다운 오페라를 더욱 빛나게 한다.
분명 프랑스 오페라는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다른 미묘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4막 신혼 장면.
뽀글뽀글 레이스 달린 남자의 저 흰 셔츠를 뭐라고 부르는지 잊어버렀지만, 암튼 겉옷을 벗고 셔츠 차림의 알라냐를 보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바로 카라바조의 그림속 미소년들이다. 부드러운 웨이브 머리에 동그란 귀여운 얼굴, 카라바조의 그림속 바커스나 큐피드, 천사, 다윗 모두의 얼굴에 알라냐의 이 젊은 얼굴이 겹쳐진다.
이 영상을 보고나니 다른 로미오는 별루 보고싶지 않다. 최소한 당분간은...ㅋㅋ....
(....)
전에 산 프랑코 코렐리의 음반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리아들이 포함된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들어 보았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들었는데, 알라냐의 노래들을 들은 후 다시 들으니 이렇게 끔찍할 수가... 같은 아리아를 동시에 이쪽 저쪽에 두고 들어보아도 도저히 같은 노래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음반 설명에도 듣는 이의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을거라고 언급되어 있던데, 취향에 맞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이건 거의 테러 수준이다. 차라리 프랑스 오페라는 부르지를 말든지.. 그게 프랑스어 딕션인 줄 누가 알겠으며.. 영웅적인 로미오라니.. 철부지 애들 불장난에 어찌 '영웅'의 이미지가 끼어들 자리가 있단 말인가. 당시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어쨌거나 저쨌거나 무조건 코렐리가 불러만 준다면 뭐든 좋다고 했을런지 모르지만 참말 깨는 로미오장군.. 무대에서 많이 로미오를 부르셨다는구만..
(.실황 들어보고나서...) 그의 아리아 모음 음반에서와 달리 실황공연에서는 장군이미지는 아니고 철부지 혈기왕성한 이탈리아 남자의 격정적 로미오가 느껴진다. 감미로움과는 담 쌓았지만 3막 티발트를 죽인 후 추방당할때의 절규와 5막은 불장난 이미지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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